3월 서울마라톤을 마치고 한 번도 쉬지 않고 훈련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오히려 느려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 크루에서 서브3에 도전하는 한 동료가 실제로 한 말입니다.
러너라면 한 번쯤 겪는 일입니다. 그래서 "근육과 힘줄은 쉴 때 자란다"는 말이 정말 맞는지 논문으로 확인해 봤습니다. 추측은 빼고 연구에 나온 것만 적었습니다.
한 줄 요약: 훈련은 "강해져라"는 신호를 보낼 뿐이고, 실제로 몸을 새로 짓는 일은 훈련이 끝난 뒤 24~72시간 동안 일어납니다. 그렇다고 쉬기만 하면 몇 주 안에 다시 잃습니다. 둘 다 있어야 합니다.
1. 몸은 운동 "뒤"에 짓는다
운동하는 동안에는 오히려 부서지는 쪽입니다. 새로 만드는 일은 끝난 뒤에 시작됩니다. 연구자들이 운동 후 시간대별로 근육과 힘줄을 떼어 재 본 결과입니다.
| 무엇이 | 언제 |
|---|---|
| 힘줄 콜라겐 합성 | 6시간 뒤 오르기 시작 → 24시간에 최고 → 72시간에도 아직 높음 |
| 근육 단백질 합성 | 3시간 뒤 +112%, 24시간 뒤 +65%, 48시간 뒤 +34% |
| 아킬레스 힘줄 주변 콜라겐 (36km 달리기 후) | 직후엔 오히려 떨어졌다가 72시간 뒤 3배 |
| 미토콘드리아(지구력의 엔진) 신호 | 4시간 뒤 10배 이상 → 24시간 안에 원래대로. 이게 세션마다 반복되며 쌓인다 |
근육 단백질은 근력운동, 미토콘드리아는 인터벌 연구입니다. 참가자가 7~14명인 작은 연구들이라, 달리기 훈련 전체에 그대로 옮긴 결과는 아닙니다. 방향은 모두 같습니다.
힘줄에는 눈여겨볼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운동 뒤 분해도 함께 늘고, 분해가 합성보다 먼저 최고점에 이릅니다. 강하게 뛴 다음 하루 이틀은 힘줄이 "공사 중"이라는 뜻입니다.
2. 조직마다 회복 속도가 다르다
2025년 스포츠의학 리뷰는 조직별로 "같은 자극을 다시 받아도 되는 시간"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 가벼운 유산소(편한 조깅): 24시간 이내에 다시 해도 됨
- 빠른 달리기·점프를 많이 한 힘줄: 48시간 쉬면 좋음
- 고강도 훈련(인터벌 등)과 근육통이 남는 운동: 72시간 이상
그러니 "매일 뛰면 안 된다"가 아닙니다. 센 날과 센 날 사이에는 이틀 이상을 두고, 그 사이는 정말 쉬운 날로 채우라는 뜻입니다.
3. 힘줄과 인대는 느리다
근육은 평생 계속 새로 바뀝니다. 힘줄은 다릅니다. 성인 아킬레스 힘줄의 중심부는 17세 무렵까지 만들어진 뒤로 거의 새로 바뀌지 않는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연구진은 힘줄이 잘 낫지 않는 이유를 여기서 찾습니다.
그렇다고 힘줄이 훈련에 반응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연구 27편을 모아 보니 8주 넘게 부하를 주면 힘줄은 굵어지기보다 단단해졌습니다. 기간이 12주 이상일 때 효과가 더 컸습니다. 반대로 완전히 쓰지 않으면 콜라겐 교체가 크게 줄어듭니다. 힘줄에 필요한 건 부동이 아니라 조절된 부하와 충분한 간격입니다.
4. 쉬지 않으면 생기는 일
유럽·미국 스포츠의학회 합의문은 세 단계를 나눕니다.
- 기능적 과훈련: 잠깐 성적이 떨어졌다가 회복한 뒤 더 좋아진다. 훈련이 원래 노리는 상태.
- 비기능적 과훈련: 훈련과 회복의 균형을 무시하면 온다. 떨어진 성적이 회복 뒤에도 좋아지지 않는다.
- 과훈련 증후군: 핵심어는 "지속되는 부적응". 몸의 여러 조절 체계가 함께 흔들린다.
두 가지를 더 알아 두면 좋습니다.
- 같은 훈련이라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며칠, 어떤 사람은 몇 달 동안 성적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일부러 더 지쳐야 더 는다"는 보장되지 않습니다. 같은 훈련을 지치지 않고 소화한 사람보다 오히려 적응이 둔해졌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 과훈련을 딱 잘라 판정하는 검사는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 합의문은 먼저 다른 원인을 지우라고 권합니다. 질병·감염, 덜 먹음(에너지 부족), 탄수화물·단백질 부족, 철 결핍 같은 것들입니다.
5. "덜 먹음"은 남자 러너 얘기이기도 하다
2022년 보스턴마라톤 참가자 1,030명을 조사한 연구가 있습니다. 에너지 부족 신호가 있는 사람은 여자 42.5%, 남자 17.6%였습니다. 이들은 신호가 없는 사람보다 기록이 나빴고, 대회 중 의료 처치를 받을 위험이 약 2배였습니다.
훈련량이 늘었는데 먹는 양이 그대로라면 몸은 지을 재료가 없습니다. 쉬어도 회복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을 수 있습니다.
6. 쉰다고 다 잃지 않는다 — 줄이는 법
회복기를 "아예 안 뛰기"로 생각하면 겁이 납니다. 하지만 연구는 줄이는 방법에 답을 줍니다.
- 테이퍼 연구 27편: 2주 동안 양을 41~60% 줄이고, 강도와 빈도는 유지했을 때 기록이 가장 좋아졌습니다. 적게 뛰었는데 빨라집니다. 쌓인 피로가 걷히면서 이미 쌓인 적응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 훈련 중단 연구: 4주 미만이라도 자극이 부족하면 최대산소섭취량과 혈액량이 빠르게 줄어듭니다. 막는 방법은 강도는 유지하고, 빈도는 조금만 줄이고, 양은 크게 줄여도 된다입니다.
그러니 회복 주간은 "안 뛰는 주"가 아니라 "짧게, 적게, 가끔 조금 빠르게"입니다.
7. 적극적 회복 — 효과가 확인된 순서대로
| 방법 | 연구가 말한 것 |
|---|---|
| 잠 | 수면 연구 25편에서 가장 효과가 컸던 건 더 오래 자기와 낮잠. 일반인 연구에서 하루 7시간 미만이 습관이면 호흡기 감염에 더 잘 걸렸다. 몇 시간이 맞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
| 먹기 | 지구력 선수의 하루 단백질 권장량은 체중 1kg당 약 1.8~1.9g(남녀 같음). 60kg이면 하루 약 110g. |
| 마사지 | 근육통과 피로감을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 다만 근력·스피드·지구력 기록을 올린다는 근거는 없다. |
| 가벼운 회복 운동·압박 의류 | 근육통을 줄인다. 운동 직후 쿨다운 조깅은 대부분의 회복 지표에 큰 효과가 없고, 글리코겐 재충전을 방해할 수도 있다. |
| 냉수욕(아이스배스) | 근력 운동의 성장을 깎는다. 지구력 기록에는 영향이 없었다. |
| 시계의 HRV 보며 조절 | 평균 기록 향상은 작고 뚜렷하지 않다. 대신 훈련이 안 먹히는 사람이 줄었다. |
한 가지만 꼽으라면 잠입니다. 돈이 들지 않고, 효과는 가장 분명합니다.
8. 부상 쪽 새 근거 — "주간 10%"보다 "한 번에 10%"
2025년 덴마크 연구진이 가민 시계를 찬 러너 5,205명을 18개월 동안 따라갔습니다. 한 번 달린 거리가 최근 30일 중 가장 긴 거리보다 10% 넘게 길면 과사용 부상 위험이 약 1.6배, 두 배를 넘으면 약 2.3배였습니다. 반대로 주간 거리 증가율은 부상과 관련이 없었습니다.
장거리를 늘릴 때는 주간 합계보다 그날 한 번의 거리를 보세요.
그래서, 7개월 쉬지 않고 달렸다면
아래는 위 연구들을 실천 순서로 묶은 것입니다. 한 사람의 몸을 진단하는 처방은 아닙니다. 마지막 확인 방법만 연구가 아니라 흔히 쓰는 방법입니다.
- 먼저 지울 것. 요즘 먹는 양이 훈련량을 따라가는지, 잠이 7시간을 밑돌지 않는지 봅니다. 숨이 유난히 차고 쉽게 지친다면 병원에서 철분 검사(페리틴)를 받아 봅니다.
- 1~2주, 양을 절반으로. 테이퍼처럼 양은 40~60% 줄이되 평소 하던 빠른 자극은 짧게 남깁니다. 완전히 멈추지 않습니다.
- 센 날 사이에 이틀. 인터벌·템포 같은 고강도 날 사이에는 48~72시간을 두고, 그 사이는 편한 속도로만 뜁니다.
- 잠과 단백질을 먼저. 마사지는 근육통·피로감을 덜 때 쓰고, 아이스배스는 근력 운동 날에는 피합니다.
- 2주 뒤 같은 코스로 확인. 같은 심박에서 페이스가 돌아왔는지 봅니다. 쉬어도 몇 주째 그대로라면 훈련 문제가 아닐 수 있으니 전문가에게 보입니다.
훈련은 몸에 "더 강해져라"는 편지를 보내는 일이고, 그 편지를 읽고 집을 고치는 건 쉬는 시간입니다. 편지만 계속 보내면 집은 공사 중인 채로 남습니다.
참고한 연구
- 과훈련 합의문 — Meeusen 외, ECSS·ACSM, 2013 · PubMed
- 기능적 과훈련 리뷰 — Bellinger, Sports Med 2020 · PubMed
- 회복과 경기력 합의문 — Kellmann 외, IJSPP 2018 · PubMed
- 힘줄·근육 콜라겐 합성 72시간 추적 — Miller 외, J Physiol 2005 · PubMed
- 36km 달리기 후 힘줄 주변 콜라겐 — Langberg 외, J Physiol 1999 · PubMed
- 힘줄병증과 부하의 균형 — Magnusson 외, Nat Rev Rheumatol 2010 · PubMed
- 근육 단백질 합성 48시간 — Phillips 외, Am J Physiol 1997 · PubMed
- 미토콘드리아 신호의 톱니 패턴 — Perry 외, J Physiol 2010 · PubMed
- 조직별 회복 시간 — Gabbett & Oetter, Sports Med 2025 · PubMed
- 성인 힘줄은 거의 교체되지 않는다 — Heinemeier 외, FASEB J 2013 · PubMed
- 힘줄 적응 메타분석 — Bohm 외, Sports Med Open 2015 · PubMed
- 힘줄·근육의 세포외기질과 부하 — Kjaer, Physiol Rev 2004 · PubMed
- 에너지 부족(REDs) 합의문 — IOC, BJSM 2023 · PubMed
- 보스턴마라톤 1,030명 에너지 부족 — Whitney 외, BJSM 2025 · PubMed
- 테이퍼 메타분석 — Bosquet 외, MSSE 2007 · PubMed
- 디트레이닝 1·2부 — Mujika & Padilla, Sports Med 2000 · PubMed · PubMed
- 수면 합의문 — Walsh 외, BJSM 2021 · PubMed / 수면 개입 리뷰 — Cunha 외, 2023 · PubMed
- 지구력 선수 단백질 필요량 — Williamson 외, MSSE 2023 · PubMed
- 회복 방법 메타분석(99편) — Dupuy 외, Front Physiol 2018 · PubMed / 마사지 메타분석 — Davis 외, 2020 · PubMed
- 쿨다운 리뷰 — Van Hooren & Peake, Sports Med 2018 · PubMed
- 냉수욕 — Roberts 외, J Physiol 2015 · PubMed / 메타분석 Malta 외, Sports Med 2021 · PubMed
- HRV 기반 훈련 메타분석 — Düking 외, JSAMS 2021 · PubMed
- 러너 5,205명 부상 코호트 — Frandsen 외, BJSM 2025 · PubMed
숫자는 각 논문 초록에 실린 값입니다. 건강 문제가 의심되면 전문가와 상의하세요.